■ Viaggio 112

20210509

어버이날이라 양가순회를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왔다. 내가 2014년에 혼자 유럽을 갔다오는거 보고 이제 어딜가도 걱정 안한다고 말한 사람 누구? >> 우리 엄마;; 근데 이번 제주여행 걱정하는 사람 누구? >>우리 엄마;; 그리고 엄마가 나 살빠진거 같다면서 어찌나 음식을 많이 해주던지 매끼 사육당하다 옴;; 코로나 검사로 출국시간에 못맞출까봐 김포공항까지 서둘러 왔는데, 발열검사를 안하는거 같고(?) 사람도 너무 많아 북적였다. 너무 일찍 왔나,,,, (머쓱) 마땅히 앉아있을 카페도 없고 공차에서 오빠랑 같이 밀크티를 사먹었다. 시간이 점점 다가오니 마음이 영 이상했다. 결혼 전에는 혼자 다니는게 훨씬 좋았는데 결혼 후에는 신랑을 두고 혼자 떠나는게 어색했다. 빨리 다음주 토요일이 되어 오빠가 뿅 나타났..

서울에서 가능한 제일 멀리,

2021년 4월 30일. 3년 8개월간 회사에서의 업무를 마무리 짓게 되었다. 2017년, 대학원 생활을 잘 마무리 한 덕분에, 첫 회사에서 만난 ㅎㅈ선배 덕분에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업무에 익숙해지고, 믿고 따라와 주는 후배가 생기고, 서로 의지하는 동료가 생기고, 우수사원 수상도 하고, 진급도 했는데, 사수에게 인정받으며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화사생활이 평탄하지 않다는걸 9년차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결국, 한 명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회사에서 업무를 계속할 의미가 없어졌고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로 사직서를 내고 퇴사했다. 그래도 마무리를 잘 해보고자 그동안 손발 맞춰온 외부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감사하게도 너무 좋은 말씀들을 해주신 분들. 그밖..

또 도지는 불치병...

​ 결혼 1주년 기념이 목적은 아니었고 사실 싱가포르에서 혼자 고군분투 하는 친동생을 만나러 가겠다는 나만의 핑계였다. 결국 비행기표도 그냥 끊어버리고 곧 가게되는 싱가포르. 일하는 틈틈히 또 이걸 만들고 있다. 또 도지는 불치병... 이젠 같이 손잡고 다니는 남자일행(신랑)도 있어서 ​ 테마로 잡을 수도 없고... 이 남자일행이 제일 좋아하는 ​ 는 내가 딱히 좋아하지 않고... 그 중간쯤 무언가들을 보고 먹고 올 예정인 이번 여행. 내셔널갤러리 싱가포르 볼 생각에 들뜨고 마리나베이샌즈 인피니티풀을 드디어 가본다는 생각에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나란 사람........ 그저 결혼 후 처음 보는 처남을 만나러 흔쾌히 싱가포르행을 함께하는 신랑에게 감사를 표한다.

20170505 :: 마지막날 :: ∞보

스이카 카드로 전철을 탈 때의 설렘이 가시기도 전에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참으로 짧았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겠지만, 이런 여행 하나하나는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나흘동안 '앞으로의 계획'을 심도있게 대화하지 못했다. 나의 현 상황 때문에 내일조차 예측할 수 없는데, 1년뒤, 10년뒤의 계획을 세울줄 아는 오빠와 당장 한달뒤도 계획을 세우지못하는 나. 그래도 함께 할 미래니까 나의 30대이니까 흐릿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 여행을 다녀온지 시간이 꽤 지났다. 한달도 안되는 그 사이에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어쨌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나. 나를 응원하며.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보를 걸어나갈 수 ..

20170504 :: 셋째날 :: 14,551보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설레고 좋았던 그 때와 다운되고 우울한 오늘의 괴리감 때문에 그 날의 기억을 제대로 남길 수 있을까 싶은데. 벌써 점차 흐려지는 기억들. 다시 더듬어서 남겨놔야지. -- 아마 전날밤에 숙소로 돌아오면서 다음날 아침거리를 조촐하게 사왔을거다. 방에서 편의점 음식으로 허기를 면하고 셋째날을 시작했다. 숙소가 신주쿠에서도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에 있었는데, 조금만 걸어나가면 온갖 식당들과 술집이 즐비해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규카츠는 못먹어도 라멘 한그릇은 먹어야하지 않나 했는데 어젯밤, 이치란에 줄서있는걸 보고 기겁한 우리는.... 다음날 오전 10시반에 다시 찾아갔습니다.......ㅋㅋ 24시간 운영하는 집이라 언제가든 상관은 없었는데, 오전 10시반...

20170503 :: 둘째날 :: 25,239보

여행의 하이라이트, 둘째날이 밝았다. 아니나다를까 우리는 둘째날 체력의 끝을 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호텔 예약할때 조식이 불포함이라, 한번은 먹어보자고 체크인할 때 조식티켓 하루치를 구입했다. 일어나자마자 눈곱만 떼고 1층 레스토랑 입성. 이틀째니 슬슬 생존 일본어도 시동이 걸릴만 했는데, 레스토랑 들어가자마자 간드러지는 아침인사 "おはようございます~"를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 생각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엄청 맛있을것 같은 냄새가 난다. 메뉴의 대부분이 서양식이었지만 이래나저래나 좋았다. 음식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퀄리티가 높았다. 일본 특유의 깔끔함과 섬세함은 기본. 풀 위주의 내 접시 vs 풀 하나 없는 오빠 접시 ㅋㅋㅋ 반갑게도 낫또가 있어 오빠꺼 하나 내꺼 하나 들고왔는데 오빠는 끝내..

20170502 :: 첫째날 :: 22,463보

처음으로 오빠랑 단둘이 해외여행을 간건데 아빠는 'ㄴ대리랑 가서 앞으로의 계획을 잘 짜보라'며 용돈도 주셨다. 그래, 나흘내내 오빠랑 붙어있으니까, 평소에 많이 못했던 얘기들을 할 수 있는 기회겠다. 비록 지금 나는 구직활동을 하는 중이지만, 그래서 당장 3개월 후를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도.... 흐릿하게나마 앞으로 우리가 어떤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할지 그 정도의 청사진은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올해, 서른. 내 2016년, 작년의 테마는 '아름답고 찬란한 서른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 해' 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른이 되면 그냥 내 삶이 찬란할 줄 알았다. 스물아홉 때의 나는 정말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았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그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뛰어넘는 나날이었고, 그 결실을 맺으며..

20170502 :: 첫째날 :: 0보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면 그 하루는 온전히 즐길수 있으니꽈!!! 앞뒤 안재고 호기롭게 구입했던 07:00 출발편 비행기ㅋ 난 왜 준비시간과 이동시간을 생각하지 않았는가ㅋ 전날 밤, 우리집보다 송정역에 훨씬 가까운 오빠네 집에 가서 짐싸는거 도와주고, 부랴부랴 자소서 마무리해서 12시에 제출완료! 씻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니 2시간 밖에 안되지만....... 그렇다고 밤을 샐 순 없으니 몸만 잠깐 뉘었는데 어느새 02:00 알람이 울리고ㅋㅋㅋㅋㅋㅋㅋ 준비를 마친 후 03:00가 조금 넘은 시각에 집을 나섰다. 카카오택시라는 세상좋은 시스템 덕분에 택시를 빨리 부르고 무사히 송정역 앞에 도착했다 ㅋㅋㅋ 행여나 버스를 놓칠까 조마조마 배가 너무 허해서 근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먹고 발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

프롤로그

갑자기 도쿄. 그렇게 됐다. 8년만에 도쿄는 오빠랑 함께 가게 되었다. 5월 황금연휴 때까지 내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 몰라 미루고 미뤘던 연휴 계획. 나는 이때까지도 취업을 하지 못하여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못한 독박집순이가 되었고, 결국 백수인 채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다행히도(?) 수중에 돈이 좀 있었을 때, 오빠랑 여행계좌를 만들어 넣어두었는데, 그 돈을 조금 써서 이번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도쿄로 출국하기 전에 체크했던 몇가지 일들. 1. 방사능 체크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이후, 나는 일본여행을 두번 다녀왔다. 후쿠시마와 제법 거리가 있는 나가사키, 삿포로에 다녀왔어서, 당시에는 방사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도쿄. 그러니까 본섬인데다 후쿠시마와는 조금 가깝기;;; 때..

20170212 :: 터미널2, 밀크티, 정시출발

아니... 어느덧 집에 갈 시간..... 버스타고 다시 공항 갑니다...... 대만와서 뭐했나요..... 친구20주년 여행이었는데 뭐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고자고 먹고자고 공항가서 또 먹고 ^.^ 진에어 그 허접한 기내식 먹기엔 너무 헛헛하고 진에어는 터미널1이라고 해서 내렸는데 또 공항 터미널2에 먹을 곳에 모여있다 해서 체크인 후다닥 끝내고 터미널2까지 가서 햄버거 먹고 맙소사 대만와서 밀크티를 한번도 못사먹었네...... 하면서 각자 한잔씩 시켰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탑승전까지 다 못마셔서 버리고 왔다는 슬픈 이야기.... 집에가는 비행기는 12:40 출발이었는데 "집에가는 비행기는 아주 정시에 바로 출발하겠어?" 라는 말이 씨가되어........ 우리 분명 12:25 쯤에 게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