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ggio/2017 일본도쿄 8

20170505 :: 마지막날 :: ∞보

스이카 카드로 전철을 탈 때의 설렘이 가시기도 전에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참으로 짧았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겠지만, 이런 여행 하나하나는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나흘동안 '앞으로의 계획'을 심도있게 대화하지 못했다. 나의 현 상황 때문에 내일조차 예측할 수 없는데, 1년뒤, 10년뒤의 계획을 세울줄 아는 오빠와 당장 한달뒤도 계획을 세우지못하는 나. 그래도 함께 할 미래니까 나의 30대이니까 흐릿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 여행을 다녀온지 시간이 꽤 지났다. 한달도 안되는 그 사이에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어쨌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나. 나를 응원하며.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보를 걸어나갈 수 ..

20170504 :: 셋째날 :: 14,551보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설레고 좋았던 그 때와 다운되고 우울한 오늘의 괴리감 때문에 그 날의 기억을 제대로 남길 수 있을까 싶은데. 벌써 점차 흐려지는 기억들. 다시 더듬어서 남겨놔야지. -- 아마 전날밤에 숙소로 돌아오면서 다음날 아침거리를 조촐하게 사왔을거다. 방에서 편의점 음식으로 허기를 면하고 셋째날을 시작했다. 숙소가 신주쿠에서도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에 있었는데, 조금만 걸어나가면 온갖 식당들과 술집이 즐비해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규카츠는 못먹어도 라멘 한그릇은 먹어야하지 않나 했는데 어젯밤, 이치란에 줄서있는걸 보고 기겁한 우리는.... 다음날 오전 10시반에 다시 찾아갔습니다.......ㅋㅋ 24시간 운영하는 집이라 언제가든 상관은 없었는데, 오전 10시반...

20170503 :: 둘째날 :: 25,239보

여행의 하이라이트, 둘째날이 밝았다. 아니나다를까 우리는 둘째날 체력의 끝을 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호텔 예약할때 조식이 불포함이라, 한번은 먹어보자고 체크인할 때 조식티켓 하루치를 구입했다. 일어나자마자 눈곱만 떼고 1층 레스토랑 입성. 이틀째니 슬슬 생존 일본어도 시동이 걸릴만 했는데, 레스토랑 들어가자마자 간드러지는 아침인사 "おはようございます~"를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 생각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엄청 맛있을것 같은 냄새가 난다. 메뉴의 대부분이 서양식이었지만 이래나저래나 좋았다. 음식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퀄리티가 높았다. 일본 특유의 깔끔함과 섬세함은 기본. 풀 위주의 내 접시 vs 풀 하나 없는 오빠 접시 ㅋㅋㅋ 반갑게도 낫또가 있어 오빠꺼 하나 내꺼 하나 들고왔는데 오빠는 끝내..

20170502 :: 첫째날 :: 22,463보

처음으로 오빠랑 단둘이 해외여행을 간건데 아빠는 'ㄴ대리랑 가서 앞으로의 계획을 잘 짜보라'며 용돈도 주셨다. 그래, 나흘내내 오빠랑 붙어있으니까, 평소에 많이 못했던 얘기들을 할 수 있는 기회겠다. 비록 지금 나는 구직활동을 하는 중이지만, 그래서 당장 3개월 후를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도.... 흐릿하게나마 앞으로 우리가 어떤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할지 그 정도의 청사진은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올해, 서른. 내 2016년, 작년의 테마는 '아름답고 찬란한 서른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 해' 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른이 되면 그냥 내 삶이 찬란할 줄 알았다. 스물아홉 때의 나는 정말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았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그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뛰어넘는 나날이었고, 그 결실을 맺으며..

20170502 :: 첫째날 :: 0보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면 그 하루는 온전히 즐길수 있으니꽈!!! 앞뒤 안재고 호기롭게 구입했던 07:00 출발편 비행기ㅋ 난 왜 준비시간과 이동시간을 생각하지 않았는가ㅋ 전날 밤, 우리집보다 송정역에 훨씬 가까운 오빠네 집에 가서 짐싸는거 도와주고, 부랴부랴 자소서 마무리해서 12시에 제출완료! 씻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니 2시간 밖에 안되지만....... 그렇다고 밤을 샐 순 없으니 몸만 잠깐 뉘었는데 어느새 02:00 알람이 울리고ㅋㅋㅋㅋㅋㅋㅋ 준비를 마친 후 03:00가 조금 넘은 시각에 집을 나섰다. 카카오택시라는 세상좋은 시스템 덕분에 택시를 빨리 부르고 무사히 송정역 앞에 도착했다 ㅋㅋㅋ 행여나 버스를 놓칠까 조마조마 배가 너무 허해서 근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먹고 발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

프롤로그

갑자기 도쿄. 그렇게 됐다. 8년만에 도쿄는 오빠랑 함께 가게 되었다. 5월 황금연휴 때까지 내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 몰라 미루고 미뤘던 연휴 계획. 나는 이때까지도 취업을 하지 못하여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못한 독박집순이가 되었고, 결국 백수인 채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다행히도(?) 수중에 돈이 좀 있었을 때, 오빠랑 여행계좌를 만들어 넣어두었는데, 그 돈을 조금 써서 이번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도쿄로 출국하기 전에 체크했던 몇가지 일들. 1. 방사능 체크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이후, 나는 일본여행을 두번 다녀왔다. 후쿠시마와 제법 거리가 있는 나가사키, 삿포로에 다녀왔어서, 당시에는 방사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도쿄. 그러니까 본섬인데다 후쿠시마와는 조금 가깝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