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ggio/2021 제주

20210509

복식웃음 2021. 5. 10. 22:15


어버이날이라 양가순회를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왔다.

내가 2014년에 혼자 유럽을 갔다오는거 보고
이제 어딜가도 걱정 안한다고 말한 사람 누구?
>> 우리 엄마;;

근데 이번 제주여행 걱정하는 사람 누구?
>>우리 엄마;;
그리고 엄마가 나 살빠진거 같다면서 어찌나 음식을 많이 해주던지 매끼 사육당하다 옴;;

코로나 검사로 출국시간에 못맞출까봐 김포공항까지 서둘러 왔는데, 발열검사를 안하는거 같고(?) 사람도 너무 많아 북적였다.
너무 일찍 왔나,,,, (머쓱)
마땅히 앉아있을 카페도 없고 공차에서 오빠랑 같이 밀크티를 사먹었다.


시간이 점점 다가오니 마음이 영 이상했다.

결혼 전에는 혼자 다니는게 훨씬 좋았는데
결혼 후에는 신랑을 두고 혼자 떠나는게 어색했다.
빨리 다음주 토요일이 되어 오빠가 뿅 나타났으면,,,


시간이 흘러 비행기에 올랐다.
정시출발, 비상구 착석. 굿굿

이틀간 최악의 황사를 밀어내고 나타난
파란 하늘, 그리고 예쁘게 맺힌 노을빛.

언제 또 일요일 이 시간에 훌쩍 떠나볼 수 있을까.
어쩌면 마지막일까,,,,?

드디어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오르는 여행길.
나의 마음도 활주로처럼 뻥 뚫려 깨끗하게 정리되길.

하늘에서 서해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바다의 섬들이 하늘의 구름 같았다.
오히려 하늘이 잔잔한 바다 같았다.

코로나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그 곳’에 가지 못하고 결국 제주.
그래도 괜찮다.
혼자만의 시간을, 이 시기에,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

여전히 나는 이번 여행의 가이드북을 만들어왔고,
여전히 나는 나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전진할 것이다.

도착하니 밤 8시 45분.
캐리어를 찾아 버스정류장으로 나오니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칼을 스치는 바람의 온도와 습도가 맑은 날씨라는걸 알려주고 있었다.


첫째날 숙소는 제주에 늦게 떨어지는 바람에
정말 오랫만에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단돈 15,000원ㅋㅋ

런던에서 묵었던 12인실 도미토리 보다 훨씬 좋은 6인실인데 왜이렇게 불편하죠,,,?

홍콩에서 묵었던 3단 침대 맨윗자리 보다 훨씬 좋은 맨 밑자리인데 왜이렇게 불편하죠,,,?

결혼 후에 호텔, 펜션만 갔더니 이런건 눈에도 안차는건가 ㅋㅋㅋㅋ


누워서 한시간을 넘게 뒤척이다
귀마개를 끼고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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