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난타
오랫만에 먹는 호텔 조식!
이 호텔은 조식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라서 여유있게 아침식사를 했다.
오빠랑 일정을 짜면서
내국인 전용 면세점을 한 번 가기로 했었는데
월요일엔 한라산을 오르고
화요일은 여행 마지막 날이니
오늘밖에 시간이 없었다.
오늘이 적기였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비 내리는 제주에서는 실내활동을 하는게 합리적.
호텔에서 중문까지 내려가는 길이 어찌나 살벌했는지
한라산 중턱부터 중문까지 가시거리가 10m 내외였다.
모든 차가 비상등을 켜고 느릿느릿.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안개였다.
면세점에서 각각 술 한병씩,
내가 쓸 선글라스 하나를 사고 돌아가려던 찰나,
면세점 옆에서 박람회 같은걸 하는것 같아 스탭분께 여쭤보니 지역특산물들 같은게 있다고 한다.
강원도 여행가면 황태채 사오는 부부 여기있고요,,,
시간도 많은데 한번 들어가보자해서
간단한 개인정보 기재, 체온 측정, 전신 소독 후 입장했다.
대충 코엑스에서 열리는 중소기업 박람회 같은 분위기.
그런데 처음엔 중소기업 특허제품이 있었는데
어느샌가 가구가 있고?
한라산 기슭에서 전통방식으로 명인이 만들었다는 조청집도 있고?
(몇가지 시식한 후,
양가 선물+우리가 먹을거=10만원치 구입^^)
6년근 홍도라지 원액 시식도 하고?
ㅋㅋㅋ
사진엔 없지만 운동기기 체험도 하고?
건강식품, 운동기기, 안마기기 같은거,,,
놓칠 수 없어,,,
시장통을 한바퀴 돌고 나오니
온동네 사람들 다 모인듯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었다.
#조향헌
아무 생각 없이 들어왔던 관광객 1, 2는
조청을 양손 가득 사고 나왔다고 함미다,,,
조청을 시식할 땐 (젊은 애들 같지 않게) 너무 달다고 하질 않나 ㅋㅋ 건강식품 부스에선 일단 멈추고 본다.
그도 그럴것이, 평소에나 여행다닐 때
인스타 포토존 같은데 안가고
오일장 찾아가는 사람, 나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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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 제주를 와보니
1~2년 새에 육지에서 이주하여 (누가봐도 육지사람) 요식업을 하는 곳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
메뉴가 특색있기보다 포토존 하나로 손님을 끌어모으는데가 정말 많았다.
포토존 하나가 ‘전부’인 가게들.
(사실 제주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업무 측면에서도 포토존을 일부러 만드는게 필수가 되었다.)
건물 자체는 어디 건축상을 받았을 것 같은 멋들어진 곳이지만 분명 식음료나 음식을 파는 곳인데, 음식들이 일정 퀄리티 이하인 곳들을 보며 돈을 쓰면서 짜증이
올라오던 곳이 있었다.
내가 벌써 그런 트렌드에 못 쫓아가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나만의 방식을 즐기지도 못하며 획일적인 여행방식을 만들어내는 흐름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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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나오는 길에
우리가 샀던 조청집 봉고차 괜히 한번 찍고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두시가 되었다.
근처에서 점심을 뭘 먹을까 찾아보다가
아까 면세점 가는 길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서 있는 집이 있던데 거길 한번 가보자 해서
도착하자마자 대기리스트에 전화번호 적고
30분 기다렸던 식당.
애매한 시간이었는데도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칼국수집이 인산인해였다.
기다리는 동안 한라산 등반을 생각하며
괜히 당근마켓에 들어가봤는데
(등산가방, 등산스틱 당근마켓에서 구입해오신 분)
말로만 듣던 제주 당근마켓 근황ㅋㅋ
그리고 사실 등산스틱을 안써본터라
짬을 내 사용법을 속성으로 익혔다.
과연 내일,,, 한라산에 잘 올라갈 수 있을지,,,
#중문수두리보말칼국수
이내 자리를 잡고 보말칼국수 하나, 죽 하나를 주문.
원산지가 이렇게 적혀있으니 더 맛있을것 같은 느낌ㅋㅋ
드디어 식사 입장!
현기증 나요,,,
보말칼국수 면은 짙은 회색이었는데,
톳가루를 섞어 반죽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면을 씹을 때 해산물 향(?)이 나서
더 맛있었다.
보말죽은 이미 해월정에서 한번 먹었어서 그런가
별 감흥이 없었;;;;
그리고 비가 와서 칼국수가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다.
김치와의 조합이 찰떡!
배불리 먹고 차로 가는 길.
누가 여기에 쓰레기를 버려?! 싶은데
제주 방언이 눈에 띄어 박제.
중문에서 점심을 먹고 어딜갈까~
커피한 잔 하자 싶어 예전에 찾아두었던 카페에 갔다.
오빠가 온 덕분에 찾아갈 수 있었다.
서울 돌아가면 진짜!! 올해는!! 꼭!! 면허 따야지.
이런 길을 따라가면 카페가 나온다고? 싶은 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누가봐도 버려진 창고를 매입해서 개조한 곳이구나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곳에 카페가 있었고, 그 옆에 편집샵이 있어 먼저 들어가보았다.
공간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곧 차박을 하러 다닐 우리는
무엇보다 캠핑용품이 눈에 띄었다.
#크래커스 대정점
SNS에서 많이 보는 스타일의 카페.
내부로 들어섰을 때, Plant를 적극적으로 도입한거나
앉아있긴 불편하지만 인스타 감성의 가구들을 보며
‘아 여기도 그냥 그런데(?) 인가보다,,,’ 싶었다.
현무암의 다크한 컬러톤을 배경으로 조도가 낮은 것도
‘아,,, 인스타 갬성,,, ㅇㅋㅇㅋ’
요런 분위기.
커피 하나, 티 하나, 꾸덕-한 브라우니 하나를 주문.
자리에 앉아서 보니
디자인할 때 디테일에 엄청 신경을 쓴 것 같았다.
굿즈 디피장부터 에어컨, 후방동선까지 루버로 일체감있게 디자인한 벽부터 눈에 띔.
일단 손을 좀 씻어야겠어서
디피장~에어컨 사이의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화장실 도어 잠금장치 사진찍는 사람?
저요~
동영상까지 찍어버림;;;
아니,,, 그리고
이 센스있는 파티션 디자인,,,
머선129
안쪽에서 보니 더 지리고요(?)
옆에 디피 테이블도 잘햇군;;
무엇보다 충격(?)적인 디자인의 세면대.
아니,,, 진짜,,, 레퍼런스를 얼마나 뒤진거야,,,,
이런 디자인의 세면대라니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다시금 디자인에 대해,,, 진지하게,,,,, 열정을,,,
아니야ㅜㅜ
이제 이런 디자인 잘 된 공간을 즐기고만 싶다ㅠㅠㅠㅠ
화장실에서 나와 본격 공간 탐방.
스케일이 큰 공간은 아니지만 디테일이 볼만 했다.
카운터의 거푸집 사이즈 보고있고요,,,
메뉴 디피 방식이나
메뉴판 디테일 보고 있고요,,,
측면에서 보니 작업대가 계단식으로 돼있었는데
아니,,,
블랙발색서스가 1.2~1.6T 정도인데 콘크리트랑 레벨 딱 맞춘거 보고 기절,,,
나도 모르게 직원분 옆에서 손으로 레벨 맞는거 만져봄;;
안쪽 하부장 상판을 보니 ㄷ자로 접어 감싸서 마감한듯.
디피장의 라이팅 디테일은 딱히 없었지만
MD가 볼만했고
카운터 한쪽, 좌석 중간중간에
누가봐도(??) 디자이너가 손수 커스텀으로 만들었을법한 라이팅 커버도 인상적이었다.
형틀짜서 레진같은걸 부은건가?
공기방울이 있는게 예뻤는데 사진이 잘 담기지 않음.
주문한 메뉴에 따라
원두 이름이 적힌 카드도 하나씩 주는데
이걸 보고나서 브랜딩까지 한꺼번에 같이한 느낌이 들었다.
커피 포장 박스까지도.
평소 2,000~3,000평 규모의 프로젝트를 했었다보니
작은 공간은 또 작은 공간대로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공간 뿐만아니라 브랜딩까지
일체 디자인한 걸 보고 인상 깊었....... 갑분일;;;;;;
그래서 여길 도대체 어디에서 디자인했나 싶어
폭풍 검색을 해봤는데,
아까 먼저 들어가봤던 편집샵에 대한 기사는 많은데
여기 크래커스는 정보가 없었다.
(아시는 분 댓글로 남겨주세요)
특히 우리가 갔던 날은 비가와서 내부 조도가 더 낮았으니 곳곳에 있는 바닥 단차는 조심해야할 것 같다.
쫜득한 브라우니도 맛있게 먹고
감탄을 하며 나오는 길.
맑은 날엔 밖에 앉아도 좋겠다.
비오는데 옷을 얇게 입었어서 그런가.
괜히 목이 따갑고 으슬으슬.
호텔로 돌아왔다.
집에서 챙겨온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오빠가 동문시장에서 회를 떠오기로 했다.
메뉴는
벵에돔+돌광어+다금바리 🐠🐟🐠
어찌나 쫄깃!하던지 ㅋㅋ
사진보니 또 먹고싶다 ㅋㅋ
횟집 옆 할머니께 사왔다는 야채도 완전 싱싱하고.
회만 먹으면 부족할까 싶어 사왔다는 전복김밥.
아주 딱이었다.
센스만점.
정리하고 한라산 등반 준비.
가방에 옷, 간식, 물병을 넣고
등산스틱 높이 맞춰보고 계신 분ㅋㅋ
걷는것도 연습ㅋㅋㅋㅋㅋㅋㅋㅋ
샤워하고 나오니 오빠가 테이블 위에 작품을 만들어놨다.
ㅋㅋㅋㅋㅋ
코로나 방역을 위해 얘도 마스크 씌움ㅋㅋㅋ
나는 오빠가 하는 이런 사소한 장난들이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
내일 부디 한라산 완등하길 바라며,,,
곧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