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eme/결혼식 이후

20190606 :: 해인사 템플스테이 1st day

복식웃음 2019. 6. 18. 21:01

 

웬일로 회사에서 징검다리 연휴에 단체연차 쓰라는 공지가 떴다.

한동안 각자 뭘할지가 팀 내 최대(?) 이슈였는데, 나는 템플스테이를 간다고 했더니

(사내) 어르신들께서 "산 속으로 들어가게?"

 

네....

님들 때문에 제가 산 속으로 갑니다.........

 

마침 신랑도 연휴 일정을 맞춰서, 설득 끝에 같이 템플스테이를 떠나게 되었다.

신랑은 템플스테이가 처음이었는데, 가기전에 제일 문제(?)였던 것은 바로바로 식사.....

절 밥이 그렇게 맛있다고 해도, 작년 강원도 어느 절을 지나가다가 먹었던 절 밥의 충격이 컸는지

신랑 나름대로 후기를 많이  찾아본 것 같았다.

"템플스테이 끝나면 내가 맛있는 고기 사줄게!!!"

 

그래서 가게된 템플스테이~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 T맵에 찍어봤을 때 3시간 소요라고 떴던 합천~

쉬엄쉬엄 가자고 해서 집에서 10시 출발 예상이었으나....

아침밥 챙겨먹고~ 설거지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짐 대충 싸서 출발한 시간 오전11시~

미리 안내 받기로는 오후 3시반부터 입실이라고 했는데 11시에 출발하면 대충 맞게 떨어지겠지~~

 

 

이거 부산가는건가.... 싶을 정도로 목적지가 보이지 않을 때................

표지판에 '합천'이라는 글씨가 보인 시각 오후 3시 35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폰에서 위의 사진 찍힌 시간 확인;;;)

혹시 몰라 IC에서 내릴 때, 사무국으로 전화를 했다.

우리 노쇼는 아니거든요ㅠㅠㅠ

 

그런데 직원 분이 말씀하시기를, 템플스테이 위치가 바뀌었단다.

어디어디 옆의 길로 쭉 따라오면 뭐뭐가 있는데 거기로 오셔야 한다며...

전화를 끊자마자 그 이름을 까먹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가면 뭐 표시돼있겠지~~~

그야말로 천하태평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아님뭐 사람들한테 물어보면되고... 

 

오..... 드디어 국사책에서만 보고 말로만 듣던 합천 해인사에 왔다.

이 문을 통과한 시각 오후 4시 4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집에서 5시간이 걸렸다.... 또르르....

우리 휴게소에 들렀을 땐, 화장실 다녀오고 밥 먹은거 밖에 없는데요....

 

날씨는 흐려서, 해가 뉘엿뉘엿 지는 거 같고, 신랑은 결국 허리가 아파오고................

 

이 문을 통과한 후에도 제주도 사려니숲길 맞먹을 꼬불꼬불 길을 한참 올라갔고

위치가 바뀌었다는 템플스테이 사무국도 몇번 길을 헤메다 겨우 찾았다ㅠㅠㅠㅠ

 

 

겨우겨우 입실.......ㅋㅋㅋㅋㅋㅋ

오잉...........?

그동안 가봤던 템플스테이는 항상 공용방이라 넓은 마루바닥 정도를 생각했는데

왜 한옥 호텔 체크인 한거 같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랑이랑 나란히 방을 배정받았는데, 1인 1실에 지은지 한 달도 안된 것 같아 보였다.

그저 희미하게 나는 본드냄새........ 직업병

 

방은 2평 남짓 되는듯 했는데, 잠깐 묵으며 쉬기에 "최소한의 것"들이 "충분히" 있었다.

최소한의 것은 개인 화장실. 단, 수건, 치약, 샴푸 등 어메니티는 일체 없고, 샤워기가 없다.

충분히 있었던 것은 침대, 옷장, 책상, 스탠드.

 

절과 호텔 어느 중간쯤 되는 느낌이었다. (샤워기가 없어서 세숫대야에 물 받아서 샤워하고 머리감음;;)

내가 묵었던 북향쪽 방은 모두 1인실이었고, 반대쪽은 2인실 또는 4인실(2층침대 두개) 이었다.

아 그리고, 절에선 (특히 해인사 템플스테이는) 동성끼리만 같은 방에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나와 신랑은 각 방 생활ㅋㅋㅋ

 

요가매트 안가져온게 실수 .........

요가매트 깔아놓고 1시간 정도 딱 수련하면 서울생활의 독소를 다 뺄 수 있을것 같았다.

 

 

사진으로도 느껴지지만 엄청나게 쾌적한 생활이 예상되었다.

이 대청마루를 통해 10~11개 방이 늘어서 있는데, 모기장도 잘 설치되어 있어서

모기장 문만 닫아놓고 침대에 누워 밖을 바라보면 ....... 이러려고 여기 왔구나 싶음ㅋㅋㅋㅋㅋㅋㅋㅋ 

 

사무국에서 접수할 때, 시간표를 주셨다.

평일은 무조건 휴식형이고, 주말은 무조건 체험형인데,

나는 이미 다른 절에서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해봤고, 신랑은 경험이 전무했다.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고 (아니, 예불만 있다;;;) 공양시간이 유일한 프로그램인데........... 

템플스테이 하면 항상 나눠주는 옷으로 갈아입고, 가야산의 맑은 공기에 한껏 취한 신랑...........

저녁공양을 기대하는 거 같은데..........

 

템플스테이 숙소 바로 옆, 세미나실도 새로 지었는데, 그곳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에 대한 소개, 절 예법에 대한 안내를 영상으로 교육받았는데, KR 한번 EN 한번 ...

같은 영상을 EN으로도 듣고 있자니 또 듣기평가 모드이고요.

 

한 10분 가량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참가자 모두 저녁공양을 하러 갔다.

과연 맛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