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rivo

유퀴즈 속 문상훈의 두 편지

복식웃음 2022. 10. 27. 14:45



1st. 문상훈이 유재석에게 쓴 편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고
속 편한 핑계를 댈 때마다
형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친절한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라는,
내내 의심해왔던 말을 한 번 더 믿기로 합니다.

매일 밤 내일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하지만
어제보다 못할 때도 많아요.
그래도 오늘은 또 잘 살아보자 용기를 내보는 것은
형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모두가 나를 알고있는, 사실은 외로운 세상에서
늘 형님의 안녕이 궁금합니다. 뵌 적도 없지만요.

매 순간 그럴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지만 이런 말들도 부담이 될까봐
마음만 남겨둡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2022. 가을. 상훈 올림.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2nd. 문상훈이 조세호에게 쓴 편지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가장 많은 죽음을 목격하고
무대를 밝히는 조명감독님이 가장 어두운 곳에 있는 것처럼
남을 웃기는 직업의 형님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문지르며 살아왔을지
상상하기도 어려워요.

별 점 매기기 좋아하는 세상에서
날카로운 평가의 단어들을
웃음으로 바꿔주는 세호형에게
늘 마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태양이 햇볕을 생색내지 않듯
웃음을 주는 일을 기쁨으로 생각하는 형님께

제가 마음의 연고로 생각하는
이 시집을 드립니다.

사는 동안 사람들에게 준 웃음들을
돌려받는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2022. 가을. 상훈 올림.


호랑가시나무의 기억 / 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