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3.
IN LA SPEZIA
manarola
2
느즈막히 일어나
늦은 아침을 챙겨먹었다.
느릿느릿
여기서는 조금 느리게 있어도 될 것 같았다.
사실은 친퀘테레의 다섯마을을 다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행 중반이 넘어가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이 풍경을 보고나니
마나롤라에만 있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나롤라의 풍경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 곳에 있으면서
욕심을 조금 덜어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을 덜어냈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걸음 한 걸음
천 천 히
마을 위로 올라가니 저 멀리 보이는 고요한 바다.
이 수돗가는 언제 생긴걸까?
혹시 저기 보이는 1868이란 숫자가 만들어진 연도를 표시하는걸까.
사소한 것도 특별하게 보는 순간.
바로 여행할 때.
은빛바다.
이 풍경을 보고 그 말의 뜻을 이해했다.
정말 눈부시던 바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도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햇빛이 눈부시던 그 곳의 그 때.
리구리아해, 지중해에는 섬이 없었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날씨와 풍경은 완벽했다.
저기 보이는 마나롤라역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일 것이다.
지금보니
'다음에 여기를 또 가도 이렇게 날씨가 좋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 머무른 이틀동안
날씨는 더 좋을수 없었다.
피렌체에서 만난 팀카카오의 멤버ㅋㅋㅋㅋㅋㅋ ㅎㅈ언니가
피사에 있다가 마나롤라까지 한달음에 왔다.
(한달음이라 하기엔 조금 시간이 많이 걸린다ㅠ)
약간 늦은 점심을 함께.
맥주도 빠질 수 없고.
밥과 김치는 역시나 생각도 안남.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파스타 냠냠ㅋ
배불리 먹고, 좋은 사람과 좋은 풍경보며 여유로운 시간.
마나롤라에만 있기로 결정한 건 잘한 것.
ㅎㅈ언니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향하게 해서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치게 한건 못한 것.
ㅠㅠ
마지막으로 마나롤라역으로 ㅎㅈ언니를 만나러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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