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를 앞두고 며칠전부터 마음이 설렜다.
2019년부터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정말진짜최종 끝내고 가는 휴가, 마침 모닝캄이 되고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를 써서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해서 가는 휴가, 사진으로만 보던 곳에서 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가는 휴가.
설레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심지어 이 회사 입사 후 처음으로 일주일 넘게 받은 휴가 아닌가.
오빠랑 휴가지를 고를 때
이탈리아(어디든), 두바이, 발리 중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베트남 출장 중에 팀장님과 여행 얘기를 하다가
발리를 추천해주셨던게 문득 생각났다.
그래서 발리로 결정.
휴가는 금요일 퇴근길부터 시작되었다.
퇴근길에 본 무지개.
마음이 더 두근거렸다.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 가는 길.
날씨가 말도 안되게 좋았다.
바람의 온도, 습도, 강도, 햇살까지 모두 완벽했던 날씨.
이런 날씨를 뒤로하고 더운 나라로 가는게 아쉽다가도
이내 발리가 내 머릿속을 점령했다.
최근 두어달 간 베트남 출장을 여러번 다녀온 탓에
공항이 너무 익숙했다.
그럼에도 특별히 좋았던 이유는 오빠랑 가는 길이어서.
오빠에게 말하기도 했다.
마음이 유난히 들뜬다고.
출장 갈 때마다 오빠랑 같이 어딘가로 가고싶었던 마음이 컸었다는걸, 오빠와 함께 오고서야 알았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프레스티지석)은
체크인을 A카운터에서 하는데 완전 프라이빗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사실 저 벽이 있어서 처음에 못알아봤고
가까이에 가서 Premium Check In 이라고 씌여있는걸 보고나서야 카운터인 줄 알았다.
둘 다 비즈니스석을 처음 타보니 별게 다 신기했다.
입구로 들어가서 체크인을 마치고
받은 탑승권.
어쩐지 대항항공 홈페이지나 어플에서 체크인을 할 수 없었는데, 카운터에서 할 때 보니 복도쪽 좌석만 선택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석 만큼은 창가 좌석이 탐났는데 어쩔 수 없지.
출국수속을 휘리릭 마친 후
면세점에서 마음에 드는 선글라스를 사고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도 수령해서
프레스티지 라운지로 향했다.
점심을 여기서 먹으려고 시간 계산을 했는데,,,
공항에서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흐르는가,,,
라운지 찬스를 놓칠 수 없어
집에서 5시간 전에 출발했는데 ㅋㅋㅋ
왜 벌써 이륙 1시간 밖에 남지 않은거죠??
점심식사 놓칠 수 없어 닭곰탕에 잡곡밥까지
야무지게 먹고
드디어 출발
게이트까지 부지런히 걸어가니 낯이 익다.
베트남 출장 다섯번 중 네번이 이 쪽 게이트였고,
파리크라상에서 꼭 ABC주스를 사먹고 비행기에 탔는데.
자꾸만 오빠에게 출장 때 얘기를 하게 된다.
조잘조잘
익숙한 파리크라상을 지나
이제 탑승
우리 자리에 앉아서 한창 셀카를 찍다가
승무원께서 먼저 말씀주셔서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좌석 조절 버튼은 뭐가 이리 많은지 ㅋㅋ
웰컴드링크에 다리를 쭉 펴도 걸리는게 하나 없는 비행기 좌석이라니
너무 신나고요
에피타이저로 시작하는 본격 기내식 먹방
메인요리는 스테이크와 쌈밥이 있었는데
스테이크는 별로 안 땡겨서
평소에 좋아하는 쌈밥을 먹었다.
근데 밥도 어디 갓 지어온거 같고 ㅋㅋㅋㅋㅋ
우렁된장과 백김치도 너무 맛있었다.
사기 그릇에 서빙되니 진짜 쌈밥집 온 거 같은 기분
디저트로 하겐다즈도 먹고 이제 꿀잠
심지어 누워서~!~!
라면도 한 그릇 먹어야 완성인데
라운지에서부터 너무 많이 먹고
비행하는 7시간 내내 가만히 있었더니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패스했다.
다음 비즈니스석 탑승 때 먹자고 오빠와 다짐(?)을 했다.
착륙 직전, 간식으로 나온 치킨 샌드위치도 정말 맛있었다. 사진은 세상 말라 비틀어진 치아비타인데 실제로는 따끈하고 토마토, 바질페스토로 속이 꽉 찬, 내가 사랑하는 맛의 샌드위치였다.
7시간이 정말 후딱 지나갔고
내리기가 아쉬울 정도로 좋았던 비즈니스석.
유럽이나 미주로 갈 때는 무조건 비즈니스석을 타야겠다.
돈 많이 벌어야겠네 ㅋㅋ
비즈니스석에 앉으니 입국심사 할 때도 대기가 없고
VOA 현지 발급은 3분안에 완료하였다.
비용은 현금으로 $32/1인=총 $64 결제.
오히려 한국에서 홈페이지로 복잡하게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빨리 끝났다.
이때가 밤 11시쯤이었는데
호텔까지는 1.5~2시간 정도 걸릴거 같아서 분주하게 밖으로 나왔다.
픽업기사님들이 대기하는 존이 있는데,
내 이름이 적힌 판이 제일 앞에 있어서 기사님을 금방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를 먼저 맞아준 건
베트남 나트랑보다 더 덥고 습한 이 공기.
밤에도 이렇게 더우면 낮에는 얼마나 더울까 싶었다.
발리의 첫 인상은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로 이동하는 길에 결정됐는데
정말 사람이 많고, 오토바이도 차도 너무 많아 복잡하고 혼돈의 “도시” 같았다.
배기음 소리가 무지 큰 오토바이도 정말 많았고
이동했던 시간이 밤 11~12시 였는데 휴양의 섬이 맞나 싶을 정도.
우리는 우붓에만 머무를거라서
공항에서 바로 우붓으로 이동했는데, 바로 오길 잘했다.
다음날 오전에 이동했으면 엄청난 교통체증에 시간이 배로 걸렸을 듯.
우붓은 풀벌레 소리와 개구리 소리로 가득했다.
밤하늘은 별로 반짝반짝.
체크인 한 숙소는 발리만의 우드 톤이 가득한 인테리어
내일부터 진짜다.
기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