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01
여행의 첫 날, 첫 일정
출국.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 p57
언제나 그렇지만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굉장히 설레는 일이다.
두 다리를 떼고 가만히 있으면 목적지에 다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비행기를 타면 왠지 공간이동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비행 중 창문너머의 풍경은 낯설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그 순간부터가 시작이니까.
심지어 시간도 거슬러 갈 수 있다.
8시간을 거슬러 간다는건 8시간을 선물받은 느낌이다.
나는 시간을 선물 받으며
발 아래에 모든 걱정과 잡다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 높이까지 올라가
해방감을 맛보았다.
장거리 비행은 또 처음이어서
항공사 선택은
굉장히
철저하게
낮은가격순으로 ㅋㅋㅋㅋ
아에로플로트 (러시아항공) 와 에어차이나 (중국국제항공) 중에 굉장히 고민을 하였으나
환승 처음해보는거니깐...
우리나라랑 조금 가까운데서 하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을까? 하며
나혼자 내린 기준으로 에어차이나 결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시간대도 굉장히 좋았음.
아침에 출발하여 밤에 런던 도착하는
시차적응 전혀 필요없는!
누가 에어차이나를 욕하던가요.
기내식............. 물론............... 제 입맛엔 안맞아서 밥만 깨작깨작 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캐리어가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으면 다행이란 생각으로 탔더니
대만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포에서 쿨하게 엄마아빠와 인사를 하고
2시간 가량을 날아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냥 이 때부터 집 생각 안났음
내가 했던 여행은 대부분 그랬다.
잠자리가 조금 불편한건 상관없었다.
최소한의 것들만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고
음식?
집을 벗어났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더했다.
입맛에 조금 안맞더라도
최대한 그 여행지의 음식을 맛보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음식으로 여행지를 기억하는 경우도 많았다.
베이징에서 경유하던 시간이 점심 때라
출출해서 먹었던 고기국수?
특유의 그 향신료 냄새가
아, 내가 중국에 있구나........ㅋㅋㅋㅋㅋㅋ
라고 알게해줌ㅋㅋㅋㅋㅋ
중국은 한자를 써서 그런가
굉장히 '옛스런' 느낌이 있다.
에어차이나의 로고하며...
공항은 굉장히 인천국제공항 같은데
비행기는 20년 전 꺼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런던 행이어서 그런지
서양인들도 꽤 있네 했는데
아 이거 중국 국적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 동네 중국어 소ㅑㄹ라소ㅑㄹ랴
첫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생선or돼지고기 중에 골랐는 게 돼지고기.
근데 제일 맛있었던건 수박
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다음 기내식
근데 제일 맛있었던 거
왼쪽 위에 있는 샐러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여기 기내식은 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전적으로 이 모니터에 의지하는 것 밖에 없다.
무한대의 공간을 날고 있지만
난 제한적인 공간에서 제한된 행동만 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입국심사서를 쓴다던지
준비해 간 셀프가이드북을 뒤적뒤적 거리며
읽을 거리들을 찾아본다던지.
북유럽 어느 도시 위를 날다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런던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그 순간!
거대한 풍경만큼 거대한 시야로
런던을 단 몇 초 만에 다 둘러보았다.
런던이 눈에 보이는 걸 보니, 유럽이 상상속의 동네가 아니었어.
드디어
전혀 새로운 공간이 펼쳐졌다.
캐리어 안부셔지고 행방불명 안되고 나처럼 잘 왔나
조마조마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오자마자 내꺼 있길래
얼른 낚아서 종종걸음으로 나왔었지
런던 히드로공항 내부.
굉장히 컬러풀하고 역동적인 느낌이었다.
그 어떤 디자인 보다 단순한 그것들.
장식이 철저히 배제되고 순수하게 정보만 전달하는 이 Sign들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엄 청 나 게
Handsome 하고 Gentle 하다는 Londoner 의
친절함을 선물받고
무사히 룸메이트와 상봉 ㅠㅠ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처음 만난 그녀와
두번째 만남은 런던에서 이루어졌다.
우리는 유럽에서의 첫 식사로
밥과 비슷한 것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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