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08.
IN PARIS
2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런던보다 더 변덕스런 날씨같다.
ㅂㄹ언니는 학교에 가야한다해서
혼자 나선 오늘.
언니와 느즈막히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나왔다.
어제 언니와 파리의 겉모습을 훑어봤다면
오늘은 꼭꼭 곱씹어 볼 차례다.
생라자르역 앞에서 우여곡절 끝에
(공사장이어서 버스정류장 위치가 엉망진창)
버스를 타고 팡테옹을 가는길.
양 옆에 있는 저 건물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정집일까? 사무실일까?
궁금해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리에 오니 보수공사 하는 현장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팡테옹도 현재 공사중...
팡테옹 왼쪽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파리 2 대학이고
파리 1 대학인 소르본 대학과 함께있다.
대학가에 팡테옹이 있고 그렇구나;;;;;
전공서적을 한쪽 손에 들고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파리 대학생들을 보고있자니
괜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입구 앞까지 다다르니 엄청난 스케일에 압도 당하고 말았다.
미美에 대한 동서양의 다른 관점이 이런 풍경을 만들어낸 것 아닌가 싶다.
이성 중심적인 서양 문화 아래 발전한 미적 관점과
관념 중심적인 동양 문화 아래 발전한 미적 관점은
결과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입구에 있는 삼각형 부조 아래에는
"조국이 위대한 사람들에게 사의를 표하다."
(AUX GRANDS HOMMES LA PATRIE RECONNAISSANTE) 라는 글자가 씌어 있는데,
팡테옹은 원래 성(聖) 주네비에브에게 봉헌된 교회였으나,
수많은 변화를 거쳐 현재는 예배 장소와 위인들의 묘지의 역할이 복합되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교회였으나 현재는 프랑스의 역사적인 위인들이 안장된 묘지이다.
국립묘지.
팡테옹을 설계했던 건축가 자크 제르맹 수플로는
사후 반 세기 뒤 자신이 만든 이곳에 안장되는 영예를 얻었다고 한다.
내부로 들어간 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옆에 누가 있든말든 혼자서 열심히 소름 돋는 이 광경을 입으로 표현;;
사실 이곳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국립묘지' 인건데
한국의 국립묘지는 비석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잖아...
바닥 패턴은 또 어찌나 화려한지.
이게 도대체 사람의 손이 닿은 게 맞나요...
바닥보다 더 화려한 천정.
천정은 이렇게 수없이 아름다운 부조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이 화려함은 사람들이 건물을 우러러 보게끔 만드는 듯 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바닥 패턴은 더욱 화려했다.
다녀와서 찾아보니 이 곳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고자 했던
푸코의 진자 실험이 이뤄진 장소라고도 한다.
온 벽면에 그려져 있는 벽화는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거는데
난 성경의 내용을 하나도 몰라서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는 슬픈 이야기.......
지하로 내려오니 이내 엄숙해지고
철학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들어본
위인들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
장 자크 루소나
빅토르 위고 같은 사람들.
이 밖에도 퀴리부인, 그리고 그의 남편, 에밀 졸라, 볼테르 같이
이름만 들어도 ㅎㄷㄷ 한 사람들...
내가 가져온 평면도랑 팜플렛.
평면도에는 불어로 씌여있어서 팜플렛의 영문 설명과 비교해서 보려고 했는데
50%만 이해하고 돌아온 듯 ㅠㅠ
팡테옹과 관련해 참고 자료 링크ㅋ
https://mirror.enha.kr/wiki/%ED%8C%A1%ED%85%8C%EC%98%B9
학교 마치고 팡테옹 앞으로 온 언니와 함께
점심식사하러 고고
언니는 대학가 (!!!) 근처라 저렴하고 괜찮은 곳이 많다고 했는데
정말 이 곳에서 오일퐁듀 엄청 맛있게 먹었다 ㅋㅋ헤헿
지금 보니 저거 먹고 배가 부르겠어? 싶지만
이상하게 유럽에선 저렇게 먹으면 배가 터질듯한 느낌이다;;
언니랑 맛있게 냠냠하고 다시 ㅂㄹ투어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좋아하는 영화 '비포선셋'에서
제시와 셀린느가 재회한 그 곳.
이렇게 낭만적인 스토리가 덧씌워져 더 아름다워 보이는 곳.
그래서 파리PARIS 인가 싶다.
내부 2층으로 올라가니 단연 돋보이는 벽면.
전 세계 여행자들이 이 곳을 스치며 기억을 남겼다.
나도 까르네 한장을 꺼내 끄적끄적.
너무 좁아 이동이 불편할 정도였지만
그런 불편함은 아름다움에 상쇄되었다.
세느강을 따라 걷다보니
어디에서부터 여기까지 온건지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줄지어 있고
그 사이엔 1872년에 쓴 엽서도 있었다.
언니랑 여기 서서 엽서들을 한참 뒤적뒤적 하며
뭐라고 씌여있는지 읽어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다녀와서도 이 순간이 많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주변, 퐁네프 Pont Neuf 다리 근처에는
LA SAMARITAINE 라는 대형 백화점 건물도 있었는데
이미 폐쇄된지 오래라고 했다. (그냥 봐도 좀 그렇게 보인다.)
아르누보 형식의 이 건물은 1867년에 오픈했다고 한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1970년대 이후 적자에 시달리다가 결국 2005년에 폐쇄된 후
2001년에 LVMH라는 프랑스 다국적 명품브랜드 기업에서 사들였고
2010년에 일본의 건축회사가 재개발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고.
검색해보니 그 일본의 건축회사는 바로 SANAA 였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축가 그룹인데
과연 리모델링은 언제 착공되고 언제 준공될지 궁금하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2016년에 리테일샵, 호텔, 아파트먼트, 오피스 등으로 리모델링 해서
재개관 할 예정이라고 한다.
공식홈페이지
SAMARITAINE
http://projet.samaritaine.com/
관련 자료 및 기사(?) 링크
archdaily
http://www.archdaily.com/524597/the-paris-debate-must-preservation-inhibit-urban-renewal/
http://www.archdaily.com/141425/sanaa-releases-rendering-for-paris-la-samaritaine-restoration/
한참을 세느강 주변에서 맴돌다가
루브르 박물관 쪽으로 와버렸다;;;;;;
언니만 아는 입구쪽으로 가다가 발견한
모나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이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여기여기 ↗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운 자태를 뽐내고 있어서 차마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모나리자랑 같이 사진찍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들어와버린 (!!!) 루브르 박물관
;;;;;;;;;;;
박물관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긴장되긴 처음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다니다보면 정신줄은 물론이요
출구조차 놓쳐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이었겠지;;;;;;
여기선 ㅂㄹ언니를 놓치면 안된다;;;
뭐야 그림에 있는 사람이 진짜 사람만해
엄청커 ㅠㅠ
언니는 정신 못차리고 있는 나를 데리고 이번엔 모나리자 앞에다 떨궈(?)주셨다.
내가 사람을 보러온건지 모나리자를 보러온건지;;;
언니가 모나리자 앞에 가면 연예가중계 길거리데이트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거라더니
하나 틀린게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아
밖에서 모나리자랑 셀카 찍긴했는데
일단 인증샷을;;;;
벽에 걸린 그림도 그림이지만
천정이 작품 아닌가요?
분명 밖은 좀 쌀쌀했는데 내부는 후덥지근 했다.
아마도 여행자들의 열기 때문이겠지;;;
맵을 보며 항시 투어준비인 자세인 듯 보이지만
바닥에서 나오는 에어컨 바람 쐬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긴 어디였는가
여긴 또 어디에서 찍은거였지ㅠㅠ
정신없이 다니다가 바벨의 탑도 보고
목욕하시려는 여인의 뒷태도 보고
;;;;;;;;;;;;;;;
들어간지 3시간 밖에 안됐는데
떡실신이 되어 밖으로 탈출 ㅠㅠ
루브르 박물관에서 판매하는 한국어 도록을 사서
이거 있음 될거야........
하며 스스로 합리화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갑시다 집으로 !!
오늘 저녁은
서울에서 가져간 떡볶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마시쪙
온몸은 지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는 부르지만 일기는 쓰고 자야지
...
(중략)
세느강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 가판대는 이미 19C 초반부터 조성되었다는데,
(중략)
그 맞은 편에는 공사가 진행 중인 풍경.
과거, 그것도 몇 백년 전의 과거들과 공존하는 도시.
(중략)
문화가 풍족하다 못해 넘쳐 나는 도시.
(중략)
...
오늘의 루트 >>>
Panthéon 팡테옹
Shakespeare and Company (bookstore) 셰익스피어앤컴퍼니
Pont Neuf 퐁네프
Musée du Louvre 루브르박물관
+
팡테옹http://pantheon.monuments-nationaux.fr/
셰익스피어앤컴퍼니http://shakespeareandcompany.com/
루브르박물관http://www.louvr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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