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ggio/2014 영프스이

28박30일유럽여행 / 10월22일 :: 피사-라스페치아 첫째날

복식웃음 2014. 12. 21. 22:55

 

 

 

 

 

 

2014. 10. 22.

 

IN  PISA

 

IN LA SPEZIA

 

1

 

 

 

 

 

지금까지 2주간 여행이 최장기 여행이었던 나는

한 달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6월의 어느날,

 

비행기 티켓을 결제하고 출력한 E-ticket을 보며

종이에 씌여있는 런던/로마 라는 글자가 낯설게 느껴지던 날.

 

이 종이가 정말 효력이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유럽에 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던 날.

 

그런 날이 있었다.

 

 

10월 1일,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수속을 밟기 전까지도

정말 가는건가 싶었던 날까지.

 

런던 히드로공항에 내리기 전까지도 믿기지 않던

그런 날.

 

 

10월 22일,

 

여행을 시작한지 3주가 훌쩍지났다.

그렇게 오고 싶었던 이탈리아 땅을 밟은지 일주일이 지났고,

전체 일정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것도 익숙해졌으며

하루하루 시간가는게 아깝고

집과 김치, 밥같은건 생각나지도 않았다.

잠자리를 옮겨다니는 것도 괜찮았고,

물갈이를 하진 않을까, 음식이 입에 안맞는건 아닐까 했던 걱정은

정말 민망하게도 할 필요도 없었을 정도로

너무나 적응을 잘하고 있다.

 

 

난 어느새 다음 유럽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탈리아를 너무 좋아하는 나에게

'네가 환상을 갖고 있는 걸지도 몰라. 일단 한번 갔다와봐.'라며

걱정해 주던 이들에게 이제 할 말이 생겼다.

 

이탈리아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이탈리아 일주도 하고싶다는 꿈이 생겼다.

 

내 인생에서 10월 한달은 너무나 짧았다.

 

 

 

 

 

여행이 일주일 남았다.

 

 

 

 

 

 

 

피렌체에서의 여운을 뒤로하고 피사로 간 날.

 

 

 

 

 이동을 계속 함께 하는 동행과는

이동의 횟수가 많고 부딪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불편해졌다.

다른 일행이 없고 둘만 있으면

'서로 맞지 않구나.'

라고 생각되는 점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아직 일정이 남았고

 

나는 여행을 하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도 함께 지내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렇게 파란 하늘은 통영으로 여행갔을 때

소매물도에서 본 파란 하늘 이후로 두번째.

 

한마디로 눈부시게 새파란 하늘.

 

 

 

 

 

 

이동을 계속 함께 하는 동행만 있었던게 아니라

오늘은 세븐시스터즈에 함께 갔던 ㅎㅈ라는 친구도 함께

셋이었다.

 

우리 셋은 피사로 소풍을 왔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점심 도시락 (라자냐) 도 먹는 그런 소풍.

 

 

 

이 날은 바람도 참 많이 불었다.

거의 정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사'하면 왠지 피사대학교를 나온 안드레아 보첼리가 자꾸 생각나는데;;;;

 

뭐 위의 사진은 그와 관계는 없고요;;;;

 

이상하게 자꾸 안드레아 보첼리가 생각나네.

 

 

 

한참을 우러러 보다가

빛 받은 돌 색깔에 감탄 또 감탄.

 

 

 

 

 

깨끗하다.

 

 

 

 

이렇게 보니 정말 많이 기울었네 싶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바람한테 따귀를 그렇게 맞아도

햇빛을 쐬는게 좋아서 셀카 작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음 목적지.

La spezia. 흔히 말하는 친퀘테레.

 

그 중에서 두번째 마을, 마나롤라. Manarola.

 

 

도착하자마자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고

 

 

로마의 일정을 줄이게 되면서

친퀘테레까지 욕심을 냈는데

 

잘한것 같다.

 

이런 풍경을 보기위함이었으리라.

 

 

고요하다.

 

 

 

 

흔히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맞는말이다.

 

 

개개인이 여행을 하는 것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고,

 

여러명이 모여

각자의 여행 경험담을 공유하는 것은

곧 각자의 인생경험을 공유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하며

각자 어떻게 살아왔는지 공유를 하고

내가 가지 못한 여행지는

대화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내가 짜는 여행루트가 곧 내 인생이며

내가 가는 길정답이다.

 

 

시끌벅적 함께 몰려다니다가

혼자 고요한 곳에 떨어져 있기도 하다.

 

여행을 다녀온지 두달이 흐른 지금,

내가 그 고요한 곳에 있다.

 

 

 

 

광활한 까만 도화지를 가득 채운 무한대의 별들.

 

그 수많은 별 중에 단 하나만 가슴 속에 간직하며

이 순간을 잊지 않고, 이 열정을 잊지 않으며

이 즐거움 또한 잊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지점에

 

나 혼자 오롯이 서있다.

 

 

 

출국하는 순간부터 손에서 놓지 않은 셀프가이드북은

점점 모서리가 닳고 있다.

 

내 손길이 닿고있는 것이 보여서 좋다.

 

 

 

 

 

 

오늘의 루트 >>>

 

Leaning Tower of Pisa 피사의사탑

Manarola 마나롤라

 

 

 

 

 

+

피사의사탑http://www.opapis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