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ggio/2024 발리

10월 20일, 발리 우붓에서 만난 홍콩 친구들을 서울에서 재회

복식웃음 2024. 12. 9. 14:08


인스타 DM으로 중요한 연락이 오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알람도 꺼놓으며 지낸다.
그러다 어느날,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보니
DM이 하나 와있는거다?!

확인해 보니,,,,

13시간 만에 확인 후 답장;;


지난 휴가, 발리 우붓의 Alchemy yoga에서 만났던
홍콩 친구의 연락이었다!!

그때 만났던 친구들 둘 다 서울로 여행을 온단다.


Alchemy yoga에서 홍콩 친구 만난 썰

 

10월 19일 ~ 23일 중에
20일 일요일이 가장 괜찮은 일정이었고
이걸 보는 다른 분들은 서울까지 여행와서 웬 요가냐 싶을수도 있지만
휴가 후 인스타로 지켜본 걸 떠올려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나저나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친구들인데
영어로 요가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곳이 있을지,,,

 
 

나도 가보고 싶다. 나폴리맛피아의 비아톨레도ㅠㅠ


그나저나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가
해외에서도 어지간히 흥행인가보다.

이 친구도 나폴리맛피아의 비아톨레도를 예약하려고 시도했으나 1초만에 예약마감을 맛보았군ㅋㅋㅋㅋㅋ

이모카세의 식당도 가보고 싶어하길래 찾아봤는데
워크인으로 갈 수 있지만
웨이팅이 너무 길어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사실 일요일 아침 8시가 Good은 아니었다. 전날 이적 콘서트에서 에너지를 다 쓸 게 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서트 후 일행과 뒷풀이까지 하고 밤늦게 집에 도착;;;


요가 원데이클래스(영어)는 찾지 못했고
공원에서 야외요가를 하기로 결정!!
선생님이 없기에 친구들이 영상을 준비해오기로 했다.

서울에서 공원이라,,,
요가매트를 깔만한 공원이 있으려나,,,


올림픽공원, 하늘공원, 어린이대공원, 한강공원 등등,,,이 떠올랐는데
근데 우리집과 친구들이 묵는 호텔이 명동이라면
서울숲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가기에 멀지 않았고
명동에서 서울숲까지 한번에 오는 버스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공원의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능겅가,,,
그냥 매트 깔고 해도 되능겅가,,,
뭐 주최측이 있는 이벤트도 아니규,, 걍 개인인디,,,
서울숲에서 진행했던 원데이클래스 후기를 무지 뒤져봤는데 이런 내용에 대해선 찾을 수가 없었다.

걍 가보는걸류,,,
일단 고고

 
 

명동에서 서울숲까지 463번 버스타면 한 번에 도착


그래서 친구들이 내리는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버스정류장까지 15분 정도 부지런히 걸어갔는데
마침 타이밍 딱 맞게 만날 수 있었다.
(공영주차장 가다가 길 잘못 들어서 빙빙 돌아간건 비밀)
 

발리에서 만난 홍콩 친구들을
서울에서 만나기



워킹 홀리데이나 어학연수를 안가본 나로서는
너무 생소한 일이었고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마냥 들떴다.
만나자마자 서로 얼싸안고 얼마나 반가워했는지


같이 공원으로 들어서자마자
친구들은 맑은 서울의 가을 풍경으로
사진 찍느라 정신없고
나는 적당한 위치를 찾아내야한다는 압박감에
동공을 세상 바쁘게 움직였다.


너른 잔디밭 가운데 나무 한 그루가 예쁘게 서있는 곳이 있었는데 주변에 천막들이 있어서 행사를 하는건가,,,
하다가 몇몇 분들이 천막들 주변에 계시길래 여쭤보니
마침 철거를 한단다.
그래서 자리 잡은 나무 아래!!

그런데 친구들이 준비해온 수련 영상이 1시간 30분 짜리인 걸 곁들인,,,


이 친구들 아예 작정을 하고 왔구나.
삼각대에 아이패드까지 들고 왔다.


삼각대로 카메라도 세팅하고
야외요가를 처음 해보는 나는 뻘줌뻘쭘 쭈뼛쭈뼛 했지만
금새 셋다 집중하고 수련 시작!!

하이라이트는
내가 시르사아사나 하다가
한바퀴 돌아 등으로 떨어졌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가시는 아저씨 붙잡고 사진을 부탁드렸는데 촬영버튼 많이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W****랑 Y*****랑 셋이 한 컷ㅋㅋㅋ
W****랑 같이 한 컷 힣힣


근데 내가 팔에 끼고있는 저 갈색 쇼핑백은
친구들이 홍콩에서주터 갖고 온 선물이다ㅠㅠㅠ

아니ㅠㅠㅠㅠㅠ 저 너무 빈손인디요ㅠㅠㅠ


이렇게 또 인류애 충전하고
나도 홍콩 가면 선물 챙겨가야디 흑

 


식당 오픈 시간 될 때까지 티타임


친구들을 만나면 최소한
식당-카페 코스는 돌아야지 했는데
요가 끝난 시간이 10시즈음이었고
주변 식당은 죄다 11시 오픈이라 카페에 먼저 들렀다.

메뉴를 추천하기도 전에 친구들은 시즌음료를 골랐는데
맛있다고 했지만 맛이 없는 표정이었,,,,

사실 카페에 가면
무슨 대화를 하지 걱정을 무지 많이 했었다.

내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 대화가 잘 안되면 어떡하지?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이 우리 대화를 자꾸 들으려고 하면 어떡하지?
무슨 주제의 대화를 해야하지?
그러면 무슨 말로 시작해야하지?
그 말이 영어로 뭐였지?


세상 걱정했는데
이게 친구는 친구인건가 ㅋㅋㅋ

떠듬떠듬 말해도 나름 티키타카가 되고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친구들의 쇼핑리스트도 보고,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직장에 대한 얘기,
발리 이후 다녀온 여행이 있는지,
남편은 잘 지내는지,
서로 다니는 요가원은 어떻고,
요가복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입는지,,,

이런 일상적인 대화는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재밌게 했다.
아쉬운 건 좀 더 깊은 대화로 가지 못했던 점만 있었다. 



한식 한 상 차림 + 골뱅이 (메뉴판에 snail이라고 돼있었;;) 무침


미리 봐두었던 근처 식당에 오픈 시간 5분 전에 갔는데
이미 만석 (왜 때문이죠;;;;) 이었어서
30분 정도 더 기다리다가 드디어 식사!!

완전히 한식 한 상 차림이었으나
주변에 외국인이 많았으므로
허들이 높진 않았을거라 믿는다. (골뱅이 무침 빼고)


열심히 사진 찍는 W**** ㅋㅋㅋㅋㅋ


밥 먹으면서 반찬 얘기도 했고,
김장 얘기도 하고,
어제 뭘 했는지 (난 Korean singer의 콘서트를 다녀왔다) 도 대화하다가
친구들이 Korean singer를 궁금해하길래
이적 사진을 보여줬다.
한자로 이름을 보여주니 잘 읽는 친구들ㅋㅋ
근데 이적이 역시 동안은 동안이다.
나이를 물어보길래 알려줬는데 엄청 놀람ㅋㅋㅋㅋㅋㅋㅋ


식사도 다 끝나고 모두 내가 결제를 했는데
나와서는 Y*****가 가방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현금을 꺼내서 내 손에 쥐어주려고 했다.
난 괜찮은데ㅠㅠ
이렇게 이벤트 같은 하루를 같이 한 것에 대해 큰 돈도 아니었는데,,,

내가 거절을 하자 Y*****는 "No"를 한 열 번을 하길래
나도 "Yes"를 열 번 하다가 셋 다 빵터졌다.
거 참,,, 

결국 그 마음을 받았고
다음에 또 서울에 오면 우리집에 초대하기로 했다.
그 전에 내가 홍콩을 갔으면 좋겠다.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 후 헤어졌다.



돌아가기 전에 성수동 골목을 다니다가
캐리커쳐도 그렸나보다.
사진까지 보내주는 귀여움ㅋㅋㅋㅋ


라이언과 춘식이의 찐팬인 홍콩 친구

 
친구들이 서울에 묵는 동안 몇번의 더 연락을 했다.
쇼핑한 걸 찍어보내주기도 했고
내가 식당 예약을 도와주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 선물을 열어보니 과자 선물세트ㅜㅠ
푸짐하기도 하여라ㅠㅠ






수 년 전에 다녀온 두 번의 홍콩이 떠올랐다.
홍콩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너무 많이 들었고
홍콩을 또 갈 일이 있으려나 싶었다.

근데 이 친구들을 만나게 된 계기로
홍콩에 가 볼 명분이 생겼다.
그런데 관광객으로만 다녀오는게 아니라
가면 만날 친구들이 생겼다는게 달라진거겠지.


20대 때 만약에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왔다면?
심지어  워킹 홀리데이를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로 다녀왔다면?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면?
그래서 외국에서 생활도 해보고 친구들도 있다면?
이런 후회들이 아직까지도 마음을 지배할 때가 있다.
해보지 못한 것에서 시작되는 후회들.

그럴때마다 2014년에 다녀온 유럽여행 기록을 꺼내보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곤 했다.
생애 최초 유럽 한 달 여행 다녀온 썰

그리고 홍콩 친구들을 만나고 와선
'내가 외국에서 1~2년 살았다면 그래도 잘 적응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이런 경험들을 30대 중반인 지금 처음 해본다는게 아쉽다.

하지만 지금의 나이니까
이렇게 진하고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테고
그 경험이 더 특별하게 새겨지는 것 아닐까.
나이를 먹으며 인간관계의 노하우가 생겨서
이 친구들과도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내 인생의 모토는
'항상 배움의 자세를 잃지말자' 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만 나이에 연연하지 않으면
앞으로 벌어질 일도 무궁무진하다.
그럼 내 인생도 점점 더 재밌어지겠지!!
(지금도 재밌는데!!!)


게다가 이번 기회로 영어회화에 욕심이 났다.
이것부터가 선순환 그 자체ㅋㅋㅋㅋㅋㅋㅋ
사내 교육사이트에서 영어회화를 몇 달 수강해봐야겠다.
 
언제 어디서든 또 만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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