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방구석1열 16회 (비긴어게인 & 싱스트리트 편) 를 보고 쓴 글이다.
어떤 음악을 스치기만해도 그 때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나에게는 그런 음악들이 있다.
소위 말하는 '타임머신'이란게 이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때의 그 날, 그 곳, 그 시간으로 되돌려 놓는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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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동률 6집 <동행>
그야말로 나의 동행이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혼자서 한 달간 다녀왔던 2014년 10월의 동행.
혼자 길을 걸을 때,
기차를 타고 도시를 이동할 때,
비오는 날 게스트하우스의 침대에 엎드려 독서노트를 꺼내 읽었던 그 때,
혼자 있던 모든 때에 이 앨범과 함께 했다.
2014년의 내가 되기까지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가사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들었다.
2018년 오늘의 내가 '그게 나야'를 들으며 4년 전을 회상해보니
그 때의 한 달처럼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때가 다시 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발걸음 하나에 가사 하나, 생각 하나를 담았던 시간들.
2. 영화 <비긴어게인> OST
위에서 언급한 유럽여행은 사실 4년 넘게 다니던 첫 회사에 사직서를 내면서 가능한 일이었다.
어리숙하고 어렸던 나는 그게 틀렸는 줄도 몰랐었다.
단순히 회사를 벗어나 낮시간에 카페에 가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좋기보다
그 무리에 더 짙게 물들기 전에 빠져나왔다는 희열감이 더 컸다.
퇴사 후 처음으로 보러갔던 조조영화, <비긴 어게인>.
곧 수년간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탈리아에 가지만
키이라 나이틀리 처럼 뉴욕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나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인생의 전환점에 있던 나 또한 빛나는 하나의 별이라는 생각을 들게한 영화였다.
조조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귀에 OST를 틀고 집으로 걸어오던 길,
그 햇살, 바람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너무나 가볍고 경쾌했던 발걸음까지도.
3. COLDPLAY <A SKY FULL OF THE STARS>
석사논문은 정말이지 나에게 큰 시련을 주었었다.
밥을 먹다가도 눈물이 나고 타자를 치면서도 눈물이나고 살기위해 밥을 챙겨먹었던 시간들...ㅋㅋ
그 추운 겨울에 우풍이 심한 창문 옆에서 엉덩이를 떼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고 좀비같은 생활을 이어갔고
그 날도 어김없이 철야를 하며 새벽 3시를 넘길 때 쯤이었는데
왠지모르게 크게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도 그럴것이 몇 날 몇 일을 손가락만 까딱까딱 하고 있으니 온 몸이 좀쑤시고 답답했겠지...
그러다 연구실 요정 중 한 명이 COLDPLAY가 내한을 한다는 얘기를 꺼내고
나는 자연스레 COLDPLAY의 노래를 틀었고
볼륨이 점점 커지더니
결국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없는 콘서트의 관객이 되어버렸다...
그 새벽에... 주변 주민들을 다 깨울 기세로.....;;;
그렇게 몇 분을 소리지르며 뛰었나보다.
기억은 아름답게 포장되어
그 때의 힘든 시간들은 COLDPLAY의 이 노래와 함께 에너지를 가득히 받는 기억으로만 남았다.
4. Groove Armada <At the River>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의 오프닝곡으로 알게된 음악.
지금은 약간 주춤한 나의 감성을 만드는데 8할이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이었다.
명실상부 나의 20대 초반의 8할을 차지했던...
시덥지 않은 농담과 따뜻한 목소리를 듣기위해 매일 밤 라디오 앞에 앉곤 했었는데
특히 지금까지 즐겨듣는 음악장르의 저변을 넓혀준 프로그램이었다.
Pat Matheny를 이 프로그램 덕분에 알았으니까.
최근에는 10년전 방송들을 다시들을 수 있는 경로를 알게되어 가끔 꺼내듣곤 하는데
그 땐 정말 '안생길' 줄 알고 낭만다방에 사연 보내야 하나... 했었던 내가 불현듯 생각났다.
그것도 신랑과 같이 한 집에서 듣고 있는 와중에.
이런 날이 올 줄이야...ㅋㅋㅋ
5.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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