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6
한여름의 제주도, 그 넷째날
--
벌써 마지막 날이다...
여행할 때의 나흘은 서울에서의 나흘과 같지 않다.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른다.
이 날은 우리가 연애한지 200일이 되는 기념일이기도 했다. 기념일을 서로 유별나게 챙기기 보다는 만나서 얼굴한번 보고, 밥이나 한끼 같이 먹는 정도면 됐는데, 이번엔 같이 여행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어젯밤에 싸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순간엔 기분이 많이 나쁘고 말도 잘 안하지만, 나의 장점은 다음날되면 잊어버린다는거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가까운 사람이랑 다투게 되면 마음이 안좋은게 사실인데, 오빠가 잘 달래줘서 풀렸다.
아침에 전복죽도 든든히 챙겨먹고, 수영복이랑 스노쿨링 장비들, 수건들... 다 캐리어로 밀어넣기 ㅋㅋㅋ
남은 과일과 간식들도 다 챙겨서 차에 싣고 체크아웃을 하고 떠났다.
저녁 9시 비행기라, 오늘도 온전히 제주를 즐길 수 있었다.
오늘은 어딜갈까, 하다가 오빠네 차장님께서 '에코랜드'를 추천해주셔서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잠깐 들른 오설록과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오설록은 역시나 중국인들의 성지였고,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처음 와봤는데, 여기도 중국인들의 성지였다고 합니다...
오설록에서 녹차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이니스프리에서는 친구들에게 주기위해 여기에서만 판다는 제품 몇개를 사서 바로 떠났다.
차창님께서 추천해주셨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왔는데, 출입구에서부터 서성이는 기차를 보니 대강 어떤 분위기인지 느낌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코랜드 입장료는 소셜커머스에서도 팔길래, 본태박물관에서처럼 소셜커머스에서 구입한 후에 티켓팅을 하려고 했지만, 이 곳은 구입후 3시간 후부터 유효하단다. 보통 바로구매하여 쓸 수 있지 않나? ;;;;;;;
결국 원가에 구입하고 입장했다.
코끼리열차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를 동반한 가족단위가 많아서 아기들 사이에 비집고 앉은 2인ㅋㅋㅋㅋㅋㅋㅋ
첫번째 역인 에코브릿지역에 내렸다.
진짜..... 너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무 더워서 최단거리로 빠르게 움직이자 했는데
오빠는 중간중간에 세워서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이번 여행에 내 사진이 많은 이유는 다 오빠 덕분이다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같이 찍은 사진도 꽤 많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잘 나온 사진이 많이 없어서 그렇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빠는 점점 토인이 되어가고...........
너무 더워 정신줄을 놓고 데크를 따라 정처없이 걷지만, 주변에 색다른 제주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숲은 확실히 전날 다녀온 사려니숲이 Top of Top 이었기에 10년뒤에 다시 와보는 걸로....
그때되면 이 나무들도 많이 자라있겠지.
점심시간은 다가오고, 물은 없고.... 간식은 차에 있고...;;
중간쯤에 있었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치즈케익으로 허기를 달랜건 신의 한 수 였다.
생명수를 손에서 놓을수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초록빛이었다.
마지막 역인 라벤더&로즈가든역은 둘러볼 힘이 없어서 걍 패스 ㅋㅋㅋ
그래도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기차도 타볼만 했던거같다.
오빠는 창가쪽에 앉아서 열심히 타임랩스를 찍었닼ㅋㅋㅋㅋㅋ
1112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해서, 갈치조림으로 허기를 달랜 후, 비행기 시간에 맞춰 해변을 따라 쭉 올라가기로 했다.
그러다 들른 곳은 섭지코지에 있는 지니어스 로사이.
지난번... 그러니까 2년전 5월에 왔을 때, 버스를 타고가다가 여기까지 오는 버스가 없어서 대로변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었는데..........ㅋ........ 그때 좋았던 기억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오빠를 데리고 왔다.
오빠는 어제 본태박물관에서 들었던 안도타다오를 자꾸 타다끼라고 말하며, 안도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했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도 잘 안보이고... 잔뜩 구름낀 날씨에 아쉽기도 했지만
더 아쉬웠던건 준공이래 한번도 바뀌지 않은 전시작품이었다.
2-3년이나 됐으면 한번쯤 바꿀법도 하지않나... 영상도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데...
아직 열번은 채 오지못한 제주도이지만 다시오면 바닷가만 가야지..... 하면서 찾은 곳은 월정리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월정리 해변은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시간이 빠듯해도 오빠와 함께 들렀다.
2년전에, 엄마랑 버스타고 월정리에 왔는데 사방에 커플 ㅎㄷㄷ...
저멀리 커플들을 보며 "엄마, 나 나중에 남자친구랑 여기 다시 올래~" 그랬더니
"결혼할 사람이랑 와라" 울엄마 단호박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옆에 계신 저 분이랑 결혼을 하는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발이나 찰랑찰랑 담그고 갈라했는데,
오빠는
언제 또 물고기를 잡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획을 했는짘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물고기 잡는거 좋아하는줄 알았으면, 우리 그냥 3일내내 해수욕이나 뽕뺄때까지 하는건데...
이 생각이 마지막날 공항가는 길에 들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제주도 바다 없어지는거 아니고, 다른데에 예쁜 바다 많으니 그땐 해수욕만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이 흐르는게 아쉬웠지만, 우리에겐 다음 여행이 있다!!
주말 저녁이라 제주 시내가 꽤 밀렸는데 렌터카 반납도 하고,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울오빠는 지난 8월 3일, 공항에서 나를 만나기전에 친구들과 이미 2박3일을 이곳에서 보냈는데
일주일동안 제주도에 체류해있던 결과................................
동남아 갔다온 수준으로 토인이 되었고
우리 둘은 정신줄을 놓았다고 합니다
-_-;;;
오빠는 이번 여행을 다녀와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는데, 뭐냐고 물어봤더니 나중에 알려준다고 했다. 오빠는 3박4일 짧은 여행에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웠을까.
다시한번 물어봐야지.
오빠는 끝까지 나를 살뜰히 돌보며 집앞까지 데려다주었고, 피곤하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는데 본가까지 갔다.
그 늦은 시각에....
별일없던 3박4일 제주도 여행이 끗! 이났다.
담엔 우리 어디로 갈까?
'■ Viaggio > 2016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logue (0) | 2016.08.19 |
---|---|
20160805 한여름의 제주도, 그 셋째날 (0) | 2016.08.16 |
20160804 한여름의 제주도, 그 둘째날 (0) | 2016.08.15 |
20160803 한여름의 제주도, 그 첫째날 (0) | 2016.08.09 |
prologue (1) | 201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