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5.
IN ROME
vatican
1
분명히 친퀘테레에서 푹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로마까지 내려오니 피곤했다.
아무래도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됐었겠지...
게다가 숙소 체크인에 애를 먹고
캐리어 안의 짐들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나니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타국에서 온 여행자의 신분이었으니깐.
매 순간 약간의 긴장이 있었다.
일부러 의식한 건 아니었고 무의식 속의 긴장.
때문에 나는 여행 내내 소매치기, 집시, 실팔찌, 설문조사 등등
그들에게 당한 적도, 솔직히 만난적도 없었다.
그 곳도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않는 곳이고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기에
아주 약간의 긴장이 양념으로 더해지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로마에서의 첫 스케줄은 바로 바티칸에 가는 것이었다.
일정을 짤때, 어느 도시에 몇일동안 묵어야 할까
특히, 이탈리아는 전체 일정의 절반이나 되는데
과연 어느 곳을 얼마나 갈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갔다와 본 데도 아니었으니 더더욱...
특히, 로마는 한달 내내 있어도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는데 오죽하겠나...
선택과 결정을 해야할 때,
마침 유랑에서 로마 곳곳 보수현장의 사진이 올라왔고
그 사진들을 보면서 과감하게 로마는 스쳐지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바티칸은 스칠 수 없지.
로마일정 이틀중에 하루는 바티칸에 할애하기로.
그래서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진짜 피곤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티칸투어는 이미 신청을 해놓았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티칸 출입구까지 진짜 내 몸을 내가 끌고 간 수준
.....ㅋ......
개인적으로 패키지여행, 투어 등으로 여행가는 것을 싫어한다.
여행 준비하는 것을 굉장히 즐거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자유여행을 해야
내 스스로 테마를 정해서 충분히 즐기는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티칸도 고민을 했지만
유경험자들이 100% 바티칸 투어 신청을 지지했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들을 믿고 서울에서 투어를 신청하고 갔다.
바티칸 투어의 시작점, 회화관.
아......... 입장을 하는 순간 느꼈다.
'미리 공부 좀 하고 왔었어야 했는데......'
가이드한테 처음 듣는 이야기 투성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식자 났다....ㅋ....
귀로 설명을 듣고 있긴한데
왜 머리를 그냥 통과하는 느낌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씨는 참 좋네요
호호호
피렌체에서 봤던 라오콘상의 진짜 진짜 원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멘트 참 저렴하다ㅠ)
라오콘 상에 담긴 히스토리들-
트로이 전쟁
포세이돈
미켈란젤로에 대한 이야기
왜 저렇게 다들 몸짱인지 (ㅋㅋ)
등등등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가이드의 설명이
옛날 이야기 듣는 것 처럼 흥미로웠다.
역사적인 내용도 재밌었지만
나는 저게 대리석을 깎아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어떤 보호막이 없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빚은거라면 그래... 그래도 이해는 할 수 있겠어
아니 근데 조각...........ㅋ....... 돌을 깎은거....
어떻게 조각을 한건지
표정이 어쩜 저렇게 살아있을 수 있는건지
감탄 또 감탄
라오콘의 오른쪽 팔 부분의 색이 몸통과 조금 다른데,
이는 분실됐던 팔의 일부를 찾아 접합시켜 놓은 것.
이 모습이 되기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모양인데
검색을 하다보니 2007년에 다녀오신 분의 사진과는 다르다.
감히 이 조각품이 갖고 있는 시간의 양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뭐 이렇게 작은 동물들은 애교수준이다...ㅋ...
와 토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ㅅ...멋있다.....
저 멋진몸에 왜 저렇게 구멍이 뚫려있는지는
아직까지도 이유를 모른다는데
왜때문이죠ㅠㅠ?
아... 진짜 왜일까
뭔가 그릇 같은 저것은
네로황제의 욕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조가 아니라 욕'탕' 같애...... 목욕탕 온탕 같음 ㅠ
수영도 가능할 것 같다.
고대 로마 사람들은 정말 인간의 모습이었을까
의심할 정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커.......ㅋ......
네로황제의 위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지금까지 회화작품, 조각들에 충분히 감탄했는데
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그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림으로 이렇게 볼륨감을 표현하다니
여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천정보고 감탄하다가 목에 담오는줄
... 긴 말이 필요없다.
입닫고 감상
뭐야... 심지어 바닥도 아름다워...
한참 혼을 뺏기다가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내 두눈으로 보게되었다.
(클릭하면 완;;;;전;;;; 커져요)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istine_Chapel_ceiling
바티칸 내에서의 일본의 높은 위치와
예술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우리나라의 국력을
절실히 느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두 눈으로 보며 마음에 담는 것 밖에 없었다.
카?톨릭? 가?톨릭?의 중심인
성 베드로 대성전.
내가 그 곳에 있었다.
스케일과 화려함이
자연스레 신 앞에서 작아지게 만든달까
수백년동안 축적된 시간을 하루만에 흡수하기엔 많이 벅찼다.
때문에 그날의 기억은 '느낌'에 많이 의존하게 되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단연 '피에타'였다.
이 앞에서 성모마리아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서울에 있는 엄마가 막 보고싶어지면서ㅠㅠㅠㅠㅠ
눈에 눈물 살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가 갑자기 많이 보고싶었다.
피에타의 여운을 안고서 오른 성 베드로 성당 쿠폴라.
사진을 많이 찍고선
가족 단체까똑방에 마구마구 올리며
가족과 함께 이 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
ㅋㅋㅋ
저 멀리 보이는 쿠폴라.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나를 스치는 모든 것 하나하나를
다 붙잡고 싶었고
더 알고 싶었고
계속 머무르고 싶었다.
로마에서의 첫날은 그랬다.
길을 걷고 있지만, 그대로 있고 싶기도 했다.
결국은 멈춰섰다.
이 시간을 붙잡기 위해 음악 앞에서 멈춰섰다.
나도, 일행들도 저 자전거 청년처럼
아예 자리를 잡고 길바닥에 앉아 한참을 감상했다.
온 몸의 호르몬들을 간지럽히는 느낌.
로마의 밤은 서울의 밤보다 아름다웠다.
여행자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을까?
내가 사는 곳을 여행하면 로마에서 느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로마는 정말 '큰 도시'여서
내일 단 하루동안 무엇을 해야할지 혼란스러웠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
어떻게 보내야 할까.
+
바티칸박물관http://www.museivaticani.va/
시스티나성당http://mv.vatican.va/3_EN/pages/CSN/CSN_Storia.html
산피에트로대성전http://www.vatican.va/various/basiliche/san_pietro/index_it.htm
++
바티칸에서 보낸 엽서는 모두에게 무사히 잘 도착했다.
파리에도, 서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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